제 693 호 ‘좋아요’ 수가 안 보여도 인스타, 페이스북 좋아할 겁니까?
‘좋아요’ 개수 있는 인스타그램 VS ‘좋아요’ 개수 없는 인스타그램
지난 3월 3일 인스타그램 앱 내 오류로 미국과 한국 등 다수 이용자의 계정에서 ‘좋아요’ 개수를 확인할 수 없었다. ‘좋아요’ 기능이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작성자가 아닌 타인은 ‘좋아요’ 개수를 확인할 수 없게 된 것인데 ‘-명이 이 사진을 좋아합니다.’ 문구가 있던 자리엔 ‘-님 외 여러 명이 이 사진을 좋아합니다.’란 말이 대신 올라왔다. 이에 대해 국내 이용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들던 ‘좋아요’ 수가 사라져 좋다는 반응과는 반대로 ‘소극적 참여자’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할 수 있게 하고 이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되던 ‘좋아요’의 수가 사라져서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 실험은 지난해 9월 2일 미국의 IT매체 '테크크런치' 인스타그램이 알고리즘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이후로 처음 시작되었다. 비록 캐나다에서 시작된 실험 결과물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상 국가가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일본, 이탈리아 등 7개 국가로 확대된 것으로 보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리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이 실험은 시작부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왜 페이스북과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은 가장 인기 있는 기능 중 하나인 '좋아요'의 기능을 축소하려 할까? SNS에서의 ‘좋아요’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 알아보자.
SNS 속 관심의 증표, ‘좋아요’...SNS 중독의 시작?
지난해 초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좋아요 숫자가 아니라 공유하는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길 원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이 이번 실험을 시작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2020년 크게 주목을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 The Social Dilemma>에서는 SNS에서의 좋아요, 팔로워 등의 비교로 인한 박탈감과 우울감이 청소년에게서 특히 자주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월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미국 뉴욕대, 보스턴대, 스위스 취리히대(UZH) 등의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이 참여한 연구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들이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을수록 게시물을 올리고 시간을 더 많이 쏟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좋아요’가 SNS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친구나 타인의 ‘좋아요’ 수와 비교하며 슬쩍 게시물을 삭제해본 경험, 게시물을 올리고 계속해서 좋아요 수를 확인한 경험 있지 않은가? ‘좋아요’가 비판받는 건 그뿐만이 아니다. ‘좋아요’ 숫자는 광고 등의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어 ‘좋아요’를 누른 수치를 통해 개인 성향 등 개인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나기도 했다. 더하여 이를 악용해 허위 계정을 통해 ‘좋아요’ 수를 올리고 업체에 돈을 지불하여 ‘좋아요’ 숫자를 조작하는 ‘가짜 좋아요’ 논란이 끝없이 붉어지는 등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플랫폼들에 대한 비판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NS ‘좋아요’ 찬반양론의 입장
인스타그램 좋아요 수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입장은 인스타그램 사용목적에 따라 찬반양론으로 나뉘고 있다.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 수를 남과 비교할 수 없기에 타인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는 이유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sns 콘텐츠 업로드 시 파급력을 알기 어렵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SNS ‘좋아요’에 대한 입장에 대해 들어보았다.
- 제가 재미있는 것에 좋아요를 누르기에 SNS ‘좋아요’를 없애는 실험에 대해 받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누르는 입장에서는 ‘좋아요’를 통해 화제성을 확인할 수 있기에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인스타그램에 글을 업로드 할 때 ‘좋아요’가 적게 달린다면 약간의 아쉬움을 종종 느끼곤 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에는 좋아요의 개수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 그러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있기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SNS ‘좋아요’… 인스타그램의 입장은?
셀스타그램(셀프카메라와 인스타그램이 합쳐진 신조어), 먹스타그램(먹다와 인스타그램이 더해져 탄생한 신조어) 등 우리나라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인해 탄생한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인스타그램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 마케팅 용도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매출 지표로 작용하는 사용자들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모두가 사용하기 좋은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좋아요’ 개수를 알 수 없는 실험에 관한 인스타그램의 취지는 인스타그램 사용자 중에서 글을 업로드하는 사람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 우리나라에서 SNS 문화로 크게 자리하고 있기에 ‘좋아요’ 개수를 알 수 없는 인스타그램에 대해 앞으로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김지현, 지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