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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06 호 인간의 본성을 담은 현대판 마녀사냥, 연극 <시련>

  • 작성일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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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인간의 본성을 담은 현대판 마녀사냥, 연극 <시련>


▲ 연극전공•17 박 린 연출, 연극 <시련> 포스터 (출처- 상명대 연극전공)


  지난 6월5일(일) ~ 6월7일(화)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계당관에서 연극 <시련>이 펼쳐졌다. 연극전공 학우들이 기획한 연극<시련>은 과거 미국 매카시즘 속에서 추궁을 받은 인물인 아서 밀러의 작품으로, 1692년에 미국에서 마녀사냥이 벌어진 일을 토대로 인간의 본성을 담아낸 작품이다. 현대판 마녀 사냥을 주제로 어떤 집단이 가질 수 있는 광기나, 혹은 집단이 개인을 몰아가며 억울하게 누명을 씌우고 그 누명으로 인해 인물들이 참혹한 결말을 맞이하는, 소위 말하는 ‘갈라치기’나 ‘프레임 씌우기’와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극 <시련>은 총 150분의 러닝타임으로 1•2막은 75분, 인터미션 15분, 3•4막은 60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연극은 전 회차가 매진되었으며, 추가적으로 오는 7월 2일(토) ~ 7월3일(일)에 서울 혜화동 상명예술디자인센터 아트홀 2관에서 연극<시련>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다. 연극 <시련>을 맛보기 위해 연출과 연기를 통해 무대를 장식한 연극전공 학우들을 만나보고자 한다.


 

▲ 연극 <시련> 中 (출처- 상명대 연극전공)



연극 <시련>의 제작자를 만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극전공 17학번 박 린 입니다. 4학년 제작 실습에 연출 담당하고 있습니다.


- 연극전공 16학번 정진수입니다. 배우장이랑 '댄포스'라는 역을 맡았습니다.


- 연극전공 17학번 이시형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존 프락터' 역할을 맡았습니다.



Q. 연극 연출 의도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옛날에는 이념으로서 대립을 했었고, 현재에는 흔히 말하는 ‘갈라치기’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시련>이라는 연극 텍스트는 오늘날에도 많이 회자되고 있고, 저 역시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연출하게 되었습니다. ‘집단이 나를 두 개의 편 중 하나로 압박하고, 이러한 강압적인 관계가 나에게로 몰아칠 때 내 신념과 존엄을 위해서 기꺼이 죽음을 택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저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 무대에서만큼은 그런 고결한 사람의 모습을 보고 우리 삶을 좀 더 나은 부분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연출을 시작하였습니다.



Q. 준비한 기간은 얼마나 되었나요?

A. 구상은 2월부터 시작했지만, 다 같이 연습 돌입한 날은 3월부터 약 3개월쯤 되었어요.



Q. 연출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그동안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한 명씩 연달아 빠지게 되면서 연습 진행이 더뎠어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연극을 진행하며 이런 여러 가지 외부 변수들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공연에 와주신 관객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개인적으로 관객분들이 연극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느끼는 것보단 그저 연극 속에 살아 숨 쉬려고 노력하는 배우들의 노력을 기억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요. 즐기면서 봐주셨으면 참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은 무엇인가요?

-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연출이든 배우든 말로 설명하고 상의해야할 복잡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런 걸 아무 코멘트 없이 잘 받아주고 알아줘서 연출이 원하는 장면이 나왔을 때가 몇 안 되지만 제일 보람찼습니다. 


  배우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상대 배우가 생각하는 방향성이 일치함과 동시에 연출이 바라보는 그림 역시 일치하면서 3박자가 이뤄질 때 정말 보람찬 것 같아요.


  혼자 힘으로 해결하지 못 하고 있을 때 연출이든 동료 배우든 다른 스태프든 조언을 해주면 내가 놓쳤던 부분을 알고 넘어갈 수 있는 점이 연극하면서 되게 보람이 큰 것 같아요.


  저희는 일단 수업이고 어떤 프로덕션을 진행하며 만나게 되는데, 처음에는 서로 알아가기에 바빴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연극 진행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의지가 되어주며 연기하는 순간들, 그게 되게 행복하게 와 닿는 것 같아요. 무대를 벗어나서도 ‘우리 모두 백 스테이지 내에서 서로 고생하고 있다. 힘을 내고 있다. 격려해주고 싶다’라는 그런 마음들이 말없이 오고 갈 때, 그런 순간들이 참 ‘내가 팀 작업을 하고 있구나. 재밌게 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실 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오늘 연기 잘 됐다.”할 때 보람 느끼죠.



Q. 제일 어려웠던 구간이나 합이 안 맞았던 구간은 어느 장면이었는지, 또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항상 맞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맞으면 운이 좋은 거지, 매 번 합이 잘 맞을 수는 없는 것 같고 계속 그 합이 똑같이 맞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저희가 해나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맞는 장면이 있었다면, 저의 성향이 제가 맡은 배역(존 크라트)처럼 화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서 어디서부터 분노를 갖고 가야 하는지 이런 부분에서 놓쳤던 게 많아요. 다른 배우분들과 합이 어그러졌던 것도 이 부분들이었고, 이런 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3막이 특히나 어려웠어요. 3막이 아마 전체 인원에서 두 명 빼고 다 나오는 장면일거에요. 안 그래도 무대가 넓은 무대가 아닌데 그 좁은 공간에 많  은 사람을 다 넣어야 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Q. 연극에 사용된 소품들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A. 소품실이 있어요. 대부분의 소품은 소품실에서 찾을 수 있고, 저희가 따로 준비한 소품 중 메인은 ‘큐브’입니다. 모진 것들, 상자들 같은 것은 전부 저희가 다 만들었어요. 스태프들이 죄다 붙어서 몇 날 며칠을 어떻게든 시간 내서 만들었는데 사실 이것도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었어요.



Q. 연극을 연출하거나 또는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교수님께서는 항상 배우가 연극 작업을 하면서 가장 필요한 1순위는 인성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처음에 그 말을 듣고 조금 와 닿지 못 했던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연극작업을 하면 할수록 왜 인성이 중요하다고 하셨는지 많이 깨닫는 것 같아요. 연기를 못 하는 것보다도, 자세와 태도가 좋지 않으면 팀 작업과 공동 작업에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거나 힘들 수 있는 점들이 많거든요. 아직 저희가 필드로 나가 페이를 받는 입장이 아니고 배우는 단계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우선적으로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들이 누군가에게는 참 힘든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Q. 향후 계획이나 목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연극 <시련>은 7월 2일, 3일에 서울 혜화동 상명예술디자인센터 아트홀 2관에서 공연합니다. 많이 와주시기 바래요!


- 가까운 목표로는 건강하게 서울 공연까지 마무리했으면 좋겠고, 큰 목표는 연극에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있다면 연출도 해보고 싶고, 다양하게 참여해보면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향후 제 극단을 하나 꾸려서 연극을 계속하는 게 제일 큰 목표인 것 같아요.


- 4학년이라면 가지고 있는 공통된 고민이 있어요. 특히나 예술대학 학생한테는 좀 그런 것 같아요. 이게 되게 중요한 분기점인데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예술의 길을 걸어 나가느냐 안 가느냐 이게 진짜 중요한 질문이거든요. 우리들한테 4년 동안 되게 절박하게 살아왔는데 그 절박함을 세상 밖에까지 가져갈 수 있는지에 대한 그런 의문이 들어요. 근데 그럼에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은 연극학과에서 4년 동안 배운 것들이 제가 살아가는 데 되게 좋은 ‘렌즈’가 될 것 같아요. 세상을 바라볼 때 대학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연극에서 줬던 협동의 가치라든가 또 약속의 가치, 성실성 같은 것들을 확실히 배우고 4년 동안 그리고 앞으로 이제 반년 동안 더 배울 거예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 있으신가요?

A. 우리 학과가 아닌 사람이 보러 와주면 그것도 되게 고맙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관심이 있다는 뜻인 거잖아요. 그런 분들이 많이 없는데 그런 분들을 진정한 관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곳에 찾아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또 만났으면 좋겠어요.


 

▲ 연극 <시련> 中 (출처- 상명대 연극전공)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상명대학교 연극전공 공연기획단 인스타그램 (@smu-theai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가오는 7월 2일, 서울 혜화동 상명예술디자인센터에서의 공연은 추후 본 계정 프로필 링크에 첨부될 구글폼에서 예매를 받을 예정이다. 누군가에게는 도약의 시작이자, 성장의 밑거름이 될 연극전공 학우들의 연극 <시련>, 학우들의 많은 관심 바란다.



김채연 기자, 김다엘 수습기자